재벌집 막내아들은 웹소설 원작인데 삼성가를 닮은 드라마 그리고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송중기 주연의 드라마가 이제 2회째 방영했습니다. 마치 삼성가의 사람들을 희화화한 것 같은 연출로 시선이 끌리던데요. 이 드라마의 원작은 동명의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면서 또 다른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입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에서 송중기님은 순양이라는 재벌 회사의 미래자산관리팀의 팀장입니다. 회사의 직원이지만 집사 같은 모습입니다. 회사인데 회사가 아니라 그들의 집안 같은 모습. 송중기 님의 역할은 그 순양이라는 회사의 충직한 머슴입니다. 몸과 마음을 바치고 하라는 것을 다하지만 결국 누군가에 의해 - 아마도 그 재벌가의 누군가 - 살해당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판타지가 시작됩니다.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을 거슬러 올라 그 집안의 막내아들로 환생, 아니 마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처럼 평행 우주의 어떤 공간 속 자신의 삶을 살아보 듯 재벌집 막내아들의 자아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합니다.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는 그야말로 헬조선의 이번생은 망했다.. 아무도 구해주지 않을 그 젊은이들에 대한 세상에 보내는 간절한 구조 시그널이라고 홈페이지에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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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계급화된 이 나라의 양 극단을 보여줍니다. 예전에 정태수라는 한보그룹 회장은 IMF 국회 청문회 당시 불리하면 직원들이 해서 난 잘 모른다고 떠넘기고 혹은 자금은 주인인 본인이 알고 머슴인 직원들은 모른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국민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자신(재벌)은 주인 직원은 머슴이라는 것이죠. 최근까지도 심심찮게 재벌가에서 직원을 머슴 대하듯 하는 태도가 언론을 장식하는 것을 보면 이 사회는 1999년 이후 수십 년이 지났어도 변한 것이 없는 현실입니다.

어쨌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죽기직전 자신의 여러 생을 살아보고 다시 돌아가는 것과는 달리 송중기 님은 자신을 죽게 만든 재벌가의 막내아들이 됩니다. 모든 기억이 고스란히 있고 오랜 기간 철저한 관리를 해오던 팀장의 자아가 그대로 있기 때문에 미래까지 꿰뚫을 수 있는 어린이로서 - 눈총 받던 천덕꾸러기 가족에서 그룹 총수이자 할아버지의 총애를 한 몸에 받게 되죠. 아래 포스터에 "나를 죽인 가문의 핏줄로 다시 태어나다"라고 되어 있네요.

송중기 님은 동시대에서는 윤현우라는 인물이었고 재벌가 순양 그룹의 막내아들인 진도준이기도 합니다. 할아버지는 진양철 순양 그룹 회장(이성민 님) 나머지 가족들은 첫째 아들인 윤제문 님이 분한 진양 철의 장남 진영기, 진도준의 아빠는 요즘 여러 드라마에서 선량한 이미지로 많이 보이는 배우 김영재 님이 분한 진윤기. 엄마는 정혜영 님이 분한 이해인 님.

진도준이 아닌 윤현우였을 때는 그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주변의 모든 인물들이 그저 그를 이용하고 그의 동료나 후배들 조차 그를 조롱하거나 결국 짓밟고 올라가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

웹소설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습니다. 구현되는 형식이 판타지적이라는 것일 뿐 대단히 사실적으로 재벌 및 기업의 현실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고 기업과 관련된 언론보도나 여러 가지 밑 자료들을 토대로 기업의 생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쥬 인공이 재벌가 자식이 되었다는 것 뿐 나머지는 모두 현실과 거리 없이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나무 위키에서는 이전 이후에도 이만한 기업소설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네요. 또한 소설 속 주인공이 재벌을 권선징악적으로 망하게 한다거나 벌을 주고 복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재벌가의 한 사람으로서 철저히 그들의 정치적인 싸움 속에서 이겨 결국 소유자가 되는 것으로 복수한다는 것인데요. 그 과정에서 비약이 없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자금이라는 것은 주인인 내가 알지 머슴이 뭘 압니까』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국회청문회에서 무심코 한 말이다. 직장인, 샐러리맨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머슴이다. 나 역시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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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야 판타지 속의 상황과 많이 다르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뒤통수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도와주는 척하면서 이용하거나 직원을 말 그대로 종업원 취급하는 대표들, 쉽게 쓰고 버리는 도구에 불과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떤 업종이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가 하면 충성을 다하면 회사를 자신과 한 몸처럼 생각하는 직원들도 있고 그것이 결코 옳은 방식이 아닌 경우도 많은데 반면에 지나치게 회사와 본인을 분리해서 그저 회사가 내 노동을 산 소비자에 불과한 것처럼 이해관계없는 곳처럼 생각하고 어떠한 추가적인 노력도 제공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 드라마들이 동시대의 현실을 사극에 녹여 풍자하거나 판타지에서 빗대어 생각해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덕분에 회사와 나의 관계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2회까지 봤는데 재벌집 막내아들은 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동명의 웹소설도 함께 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리고 잠깐 소개해드렸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죽임을 당하면서 재벌집 아들로 환생하는 경험을 한 번쯤 해보면 좋을까요? 아니면 내가 노력한 만큼 내가 애쓰는 만큼, 비록 내가 재벌집 아들이 아니더라도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해주는 평범한 직장인인 채로 살아가는 것이 좋으실까요.
대충 해도 대가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그에 걸맞은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죠. 그럴 때는 정말 드라마나 책에서 처럼 다른 생을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그나저나 드라마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이 반도체, 승계 등을 다뤄서 그런지 삼성가의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의 분위기를 그렇게 맞춘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망나니짓하는 태도나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처럼 보이는 모습들은 간간히 언론을 장식했던 다른 재벌가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그런 가십거리들이 포함되어 있어서인지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만드는 아이러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꽤 흥행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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